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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애완견의 산전산후 마비증 ]

저녁 9시, 막 병원 문을 닫으려는데 한 아저씨가 요크셔 테리어 한 마리를 안고 급히 들어왔다.
“박사님, 우리 개 좀 봐 주세요. 글쎄, 이 녀석이 갑자기 이래요.”

살펴보니 젖이 땡땡하고 사지는 이미 뻣뻣해져 있었다. 체온은 40.5도나 됐다. 게다가 불규칙적으로 헐떡거리는 호흡, 침이 흘러나와 입 주위가 엉망이 되어 있었다. 그 녀석은 새끼를 낳은 지 20여 일쯤 된 암컷으로, ‘산전산후 마비증’에 걸린 것이었다.

“빨리 이리 내려 놓으세요”

진료대 위에 녀석을 올려 놓고 충분히 진찰을 한 후 혈관 주사를 놓았다. 그리고 얼마를 지났을까? 기운을 차리기 시작했다. 헐떡거리며 호흡이 정상으로 되돌아오고, 뒤틀렸던 사지가 점차 펴지기 시작했다.

“야호, 이 녀석이 살았구나”

아저씨는 너무 기뻐했다. 그리고 한동안 어미에게 새끼들을 접근시키지 못하게 주의를 주었다. 개를 키우는 어린이들은 ‘산전산후 마비증’을 알아 두면 좋겠다. 산전산후 마비증이란 새끼가 어미 몸에 있던 칼슘이나 인 등 영양소를 모두 빼앗아 가면서 생기는 병이다. 게다가 입맛도 까다로웠다.

“도대체 아무 음식이나 잘 먹지를 않아요. 맛있는 고기만 먹어요. 그래서 늘 걱정입니다. 그런데 갓 태어난 새끼들은 무엇으로 키워야 합니까?”

아저씨는 질문을 하면서 난감해 했다. 개전용 분유를 먹이라고 알려 주었다. 아저씨는 ‘고맙다.”는 인사말을 몇.번이나 하더니 병원을 나섰다. 시계를 보니 벌써 12시였다. ‘목숨을 잃을 뻔한 개를 살려낸 보람, 이 보람으로 동물 의사를 하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병원 문을 나서며 발걸음은 날아갈듯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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